마을은 막시무를 음울하고 침묵으로 맞이했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고, 안아주지도 않았으며, 그가 어떻게 지냈는지 묻지도 않았다. 19세의 고아 청년이 전선에서 돌아왔다. 부상당한 채, 전쟁의 공포가 영원히 새겨진 눈빛으로. 한때 벚나무와 사과나무가 우거진 과수원에 자리했던 그의 집은 부모님으로부터 남은 유일한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집도 아니었다. 무인기가 집을 강타하면서 집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 부지는 국제 도로 근처에 있어 항상 사업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그 부지를 사들여 오락 시설, 미니 호스텔 또는 자동차 정비소를 짓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가 전쟁을 치르는 동안, 마을 이장과 ‘검은’ 공증인은 거래를 성사시켰다: 집, 정확히는 그 잔해와 그 아래 반 헥타르의 땅을 이웃 지역 경찰서장의 부유한 친구에게 팔아넘겼다. 대금은 암호화폐로 지급되었다. 흔적도, 서류도, 양심도, 동정도 없이. 새로운 주인은 이미 대형 정비소 건설을 시작했다.
마을은 제 삶을 살았다. 여기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침묵하는 법을 배웠다. 사람들은 권력을 두려워했고, 부정한 거래에 익숙해졌으며, '자기네들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졌다. 마을 가게 겸 카페에서는 새로운 정비소를 이야기하며 일자리가 생길 거라고 칭찬했다. 그 소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 그의 이야기는 모두에게 불편한 것이었다. 마치 얼굴의 흉터처럼, 모두가 시선을 돌리는 것처럼. 그의 부모가 술 취한 의원의 차바퀴 아래에서 죽은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침묵했다. 마을 이장이 기관 내 인맥을 이용해 ‘제자리에 돌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청년은 예전에 어머니의 금잔화가 자라던 울타리 앞에 서 있었다. 지금은 거대한 굴착 구덩이만 남아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무도 관심 없다는 걸 알았다. 그는 조국을 위해 건강을 바친 또 하나의 참전 용사, 명단에 올라 있는 또 하나의 번호에 불과했다.
그는 대문 옆 연석에 앉았다. 그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고 가끔씩 자신을 상기시켰다. 눈앞에는 푸른 안개가 낀 듯했다. 그는 참호와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과 전우들을 떠올렸다. 무언가 더 큰 것을 위해 싸운다고 믿었던 그때를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속에 공허함만 남아 있었다. 밤을 지내려고 이웃집으로 갔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꿈속에서 폭발음과 비명,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은 이미 없었다.
이웃들은 침묵했다. 누군가는 두려워했고, 누군가는 연루되고 싶지 않아 했다.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뭐, 어쩌겠어? 여기선 다 그렇게 돌아가잖아.” 실제로도 그렇다. 인맥이 법보다 중요한 시스템, 고아는 사람이 아니라 사업의 장애물인 시스템, 암호화폐가 새로운 면책 통화가 된 시스템.
누가 처벌을 받을까? 알 수 없다. 마을에서도, 나라에서도 진실이란 강한 자에게 편리한 것뿐이니까. 그 소년은? 그는 다시 침묵한다. 전선에서 참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아침, 그 가게 카페에서 그가 테이블에 앉아 파이와 해송차(올리피코프 차)를 주문했을 때, 한 여성이 그에게 다가왔다. 그의 옛 선생님이었다. 그녀는 그의 부모를 기억했고, 진실을 알고 있었으며,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서류를 가져왔다. 그리고 아마도 바로 여기서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막심은 기자들에게 호소했고, 인권 운동가들에게 편지를 썼다. 누군가 들어주길 바라며. 하지만 그 다음은? 복수할 것인가? 아니면 합법적인 길을 갈 것인가? 그 길이 너무 길고 미끄러울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